남산에 집구하기 Tip
- 남산zone
- 2021. 4. 11. 06:52
부동산업자도 아니고 뭣도 아니지만 남의집살이 짬빠에서 오는 바이브로 필동, 명동, 회현동, 예장동, 약수동, 장충동, 다산동, 한남동, 이태원동, 보광동, 후암동, 남영동, 해방촌과 같은 남산 주변을 아우르는 동네의 전세 월세 집을 구하는 최적의 방법과 현실적인 노하우에 대해 서술해볼까 한다.
△ 발품팔기 △
발품을 많이 팔수록 좋은 집을 구한다는 말은 매매에나 해당되고 전월세의 경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좋은 집은 빛의 속도로 나가기 때문인데 다른 집 보러 다니면서 시간 끄는 동안 하루, 반나절, 몇 시간 차이로 괜찮은 집을 놓쳐버릴 확률이 99%다. 요즘같이 집구하기 헬게이트 열린 시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아래에 서술한 사항들이 100% 충족하면 계약금부터 걸어야 함. 마음에 들고 서류상 문제없으면 요즘 같은 때에는 웬만하면 서둘러 계약하시라. (월세가 170 이상인 집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음)
○ 오래된 부동산 ○
이건 경험상, 남산 주변에는 동네 터줏대감 격인 오래된 부동산이 비교적 저렴하고 괜찮은 집을 많이 갖고 있다. 과거 낙후된 동네일수록(지금은 힙터지지만 해방촌, 후암동, 다산동 등 과거 산동네라 부르던 지역) 한 동네에 오래 살아서 자연스레 지역개발과 함께 성장한 분들이 노년에 세를 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전월세집은 오래된 부동산에만 있기 때문이다. 투자목적으로 월세 돌리는 집보다 집 컨디션이 좋다는 말은 아님.
요새 오래된 부동산도 웬만하면 다방, 직방,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네이버 부동산 등을 통해 매물을 소개하는데 이게 무슨 쓸모냐 하겠지만 이태원, 보광동, 해방촌, 후암동과 같은 비교적 최근에 개발되기 시작한 동네일수록 독점 매물, 숨은 매물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메리트 있는 것이다.
◎ 차가 없으면 싼집 구하기 쌉가능 ◎
남산 주변 동네 특성상, 오르막길이 많고 골목골목 다닥다닥 다세대 주택이 들어선 곳이 대다수라 네모반듯한 강남이나 목동, 노원 같은 아파트촌과 다르다. 집 컨디션도 좋고 가격도 싸네!! 대박!! 이런 집은 보통 주차문제가 있음. 주차장이 없거나 월주차로 추가 요금이 드는데 반대로 뚜벅이에게는 최상의 컨디션의 집을 구할 수 있다는 것.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지하철역과 멀면 멀수록(역세권), 남산과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월세, 전세 비용이 저렴해진다. 하지만 비틀어서 생각하면 야경과 숲세권, 남산산책로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 이웃 확인하기 ○
밤에 들어와서 거의 잠만 자는 사람은 별문제 없겠지만 예를 들어 프리랜서로 재택근무를 하거나 야간 2교대 일 해서 낮에 자야 되는데 윗집 아랫집 옆집에 미취학아동이 있으면 높은 확률로 지옥이 펼쳐진다. 1인 가구 직장인 여성의 경우는 낮에 조금 시끄럽더라도 아이 키우는 가족이 이웃이면 치안상 더 나을 수도 있어서 장단점이 있음.
원룸이나 투룸 월세의 경우, 어린 커플이나 인싸 대학생(여럿을 초대해서 밤새 술먹고 고성, 싸움)이 이웃이면 그것도 곤욕, 힙이 터지는 동네다 보니 음악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데 밤마다 뚱땅거리는 악기 소리에 골머리를 썩는 경우도 있다. 옆집, 특히 윗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소음은 없는지 민감한 사람들은 미리 확인하길 바란다.
◎ 속 빈 벽(가벽)인지를 확인 ◎
일명 깡통집으로 주먹을 쥐고 꿀밤 때리듯이 벽을 통통 쳤을 때, 속이 비어있으면 매우 높은 확률로 소음에 매우 취약하다. 복도형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방이 다닥다닥 붙은 다세대 같은 곳은 옆집의 통화소리도 들을 수 있을 정도.
경험상 2000년도 중반 이후에 지어진 집은 이런 전월세 집이 상당히 많다. 건물은 낡았어도 아예 2000년도 중반 이전에 지어진 집으로 깨끗하게 리모델링이 잘되어 있으면 그쪽을 택하라고 권하고 싶을 지경. 그 이전에 지은 집들이 평수도 잘빠진 편.
◎ 24시 00을 조심하라 ◎
유흥가가 시끄러운 건 너무나 당연한 얘기라 뇌절않고, 경험상 주변에 24시간 세차장 = 물소리와 차소리, 경찰서(파출소X)와 소방서 = 긴급 & 출동 사이렌 소리, 대형 병원(대학병원) = 응급환자 앰뷸런스 소리로 인해 24시간 돌아가는 관공서나 영업장이 집 근처에 있으면 밤낮없이 시끄럽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특히 창이 크고 큰 도로변에 있는 오피스텔이라면? 매달 꼬박꼬박 월세를 지불하고 암을 얻을 수 있다.
◎ 난방 문제 특약걸기 ◎
동파 문제를 제외한(세입자 부주의 제외) 보일러 하자보수를 집주인이 해주겠다는 사항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데 이게 계약서에 없으면 특약으로 넣어 달라고 계약 시 요청해야 한다. 보일러는 5년 정도 지나면 노후로 잔고장이 나기 시작하는데 난방을 시작하는 11월 ~ 늦으면 4월까지 보일러 문제 터지면 진심 골 아프다.
빌트인인 경우 보일러 뿐만 아니라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과 같은 가전 수리 및 교체 비용을 일절 내주지 않겠다는 조항을 넣는 집주인도 존재하기 때문에 꼭 확인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다.
◎ 보일러만큼 중요한 게 샷시 ◎
보통 꼼꼼하면 보일러 교체 시기 정도 확인하는데 그냥 지나쳐버리는 게 바로 샷시다. 집 연식이 오래되고 낡아도 샤시가 좋은 집은 난방을 적게 해도 따뜻하다. 여기서 온도가 5도 이상 차이나 버림.
가스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큰데 겨울철 매달 10만원씩 차이가 나버림. 1년이면 50만 원이 넘는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샷시가 허름한 집 = 매달 가스비 15만 원 내도 춥게 살고, 샷시가 최신식이라 단열효과가 크면 3~5만 원만 가스비를 들여도 집안이 후끈후끈하다. 비교적 최근 리모델링한 샤시(창문, 베란다) = 따뜻한 집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 중요한 건 변기수압 ◎
사실 요즘 웬만한 집은 수압에 문제가 없는데 그래도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 싱크대, 세면대 등의 수압을 체크하고 가장 중요한 건 변기 수압으로 물을 내려봐야 한다. 이거 확인하면 굳이 샤워기 수압까지는 확인할 필요가 없는데 샤워기헤드만 바꿔주더라도 물줄기가 쎄져서 문제없다. (샤워기헤드는 최고급도 3만원 이하)
◎ 균열이 있는 곳을 선체크하기 ◎
벽 갈라짐, 욕실벽 크랙, 빌트인인 경우 가전제품의 하자 여부, 문틈과 장판의 작은 스크래치까지 전부 확인해야 하는 부분인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집을 구경할 때 체크해놓고 계약 시 집주인에 미리 말을 해놓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전세입자가 개를 키우던 곳이라 문틈을 이빨로 갉은 자국 같은 게 있으면 사진을 찍어두고 계약 시에 보여주는 게 맞다.
○ 방향 확인하기 ○
여름에는 빛이 적게 들고 겨울에는 빛이 많이 들어오는 남향이 베스트이겠지만 1인 가구인 경우 낮시간에 집에 사람이 없는데 굳이 비싼 남향집을 선호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북향만 아니라면 동향과 서향도 나쁘지 않다.
가정집은 드물지만 사무용으로 지어진 오피스텔의 경우, 전자기기 보호 차원, 컴퓨터와 같은 모니터 시야 확보 등의 목적으로 북향이 상당히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런 사무용 공간을 가정집으로 쓰게 되면 고층에 통유리 아닌 이상 채광은 기대하기 어렵고 기본적으로 춥고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다. 물론 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조량이 동향은 오전↑ 오후↓, 서향은 오전↓오후↑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참고하면 좋다. 아침에 출근하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동향집은 비추다.
◎ 야호족이 존재한다 ◎
남산에는 '종특'이 있는데 남산산책로 근처(남산 숲세권)에 살면 365일 근면한 '야호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야호족이란, 새벽 5시에서 오전 8시 사이 남산에 올라 야호!!와 같은 기합을 외치는 몰상식한 인간들을 지칭하는 말로 본인은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새벽잠을 방해해 하루를 망치는 만행을 저지른다. 이건 매일 반복되는 일로 노히로제가 되고 예민하면 수면제를 먹고 잠들어야 할 만큼 큰 문제다.
이 문제는 끊임없이 민원을 넣기 때문에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새벽에 깜짝 놀라 일어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엔간하면 비 오는 날 꿀잠을 잔다 하겠는가? 근데 이건 백그라운드에 산이 있는 숲세권 주민이라면 모두가 경험하는 새드 스토리로 웃픈 일이 아닐 수 없다.
△ / ○ / ◎ 이렇게 세 단계로 중요도를 표시함.
이번에 또 이사를 하게 되면서 생각나는데로 끄적여봤다. 늘 돌고돌아 남산어귀. 일은 일대로 하고 쳇바퀴 굴리듯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늘 제자리다. 내 집 하나 갖지 못한 서러움에 복받친다. 아마 이대로라면 영원히 내 집을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잠식한다. 서울살이는 서울내기도 서럽다.
하지만 남산의 이 서울의 달동네를 #낭만 #mood #황홀한야경뷰 라며 자신을 위로해보고자 한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시작했다.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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